마흔까지 아직 많이 남았지만,
밀리의 서재에서 철학 분야 주간 베스트 1위를 했던 책이라 궁금했다.
'니체' 하면 떠오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과 같은
대표작들을 쉽게 풀어서 소개하며, 인생에 대한 그의 철학이 담긴 25가지 조언을 들려준다.
아래는 독서모임 <산책>을 통해 받은 질문과 당시 내가 답한 것을 정리한 것이다.
0. 인상깊은 구절들
- 세상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를 멈춘 삶은 죽은 상태나 다름이 없다.
- 니체는 단순히 기독교의 신이 죽었다는 것만을 의도하지 않았다. 그는 유럽 사람들의 전통적 토대였던 모든 철학, 종교, 도덕의 이념과 가치에 대해 죽음을 선언했다.
- 사람은 언제나 자기 자신을 극복해야 하는 그 무엇이다.
- 터닝 포인트는 우리의 생각과 달리 대단한 사건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일로 인해 발생한다.
-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다.
-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10년 전의 나와 현재의 나는 같은 사람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순간순간 '나는 어떠한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야 한다.
- 그대들이 의욕하는 바를 언제든 행하라. 하지만 그보다 먼저 의욕할 수 있는 자가 되어라.
- 니체는 '진리란 무엇인가?'가 아니라 '왜 우리는 그것을 진리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하는 법을 바꾸라고 말한다.
- 열정이라는 감정은 항상 고통과 기쁨을 함께 동반한다. 곧 삶에 대한 열정은 삶이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극복하려는 태도이다.
- 행복을 행복으로 만드는 것은 잊는 것이다.
- 잘 잊어버릴수록 우리의 행복 지수는 높아진다.
-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삶은 시계의 추처럼 고통과 권태로움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라고 말한다.
- 결론적으로 주인 도덕에서 '좋음'이 노예 도덕에서는 '악'으로 규정되고, 주인 도덕에서 '나쁨'이 노예 도덕에서는 '선'으로 규정되어 주인 도덕과 노예 도덕의 근본적인 대립이 발생한다.
- 노예 도덕을 만들어 낸 그들에게 행복이란 마취 상태, 마비 상태, 휴식, 평화, 안식일, 정서적 긴장 완화, 안도 같은 것이다. 행복에 대한 그들의 태도는 수동적이다.
1-1. 마흔에 대하여
책을 읽으면서 왜 하필 마흔일까 생각해봤다.
넷플릭스 다큐에서 봤는데, 연령별로 행복도를 조사해 보면
20대에 가장 높고, 30대에 행복도가 떨어지다가 40대에 최저점을 찍고 50대에 다시 올라간다고 한다.
그만큼 인생에 있어서 40대가 가장 심란하고 버티기 힘든 시기이지 않을까?
자식이 있는 경우엔 자식이 사춘기에 접어들고, 부모님은 연로하셔서 병이 들거나 돌아가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이렇게 가정에서 돈이 들 일이 많은데 직장에서는 성과에 대한 압박이 점점 커지고
경쟁에서 밀리면 직접적으로 압박이 들어오는 시기라고 생각이 들었다.
본인의 행복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 않는다면 인생이 고달플만한 시기인 것 같다.
1-2. 나의 목표와 이상적인 꿈? (진정으로 원하는 것)
처음엔 질문을 보고 '아, 나는 올해 무슨 자격증도 따고, 운동도 주2회 이상 하기로 했고..' 이런 생각이 떠올랐는데,
괄호 안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보고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 현재 목표이자 이상적인 꿈은 ‘시간에 끌려다니지 않는 것’이다.
시간에 끌려다니지 않고 내가 시간을 운용하는 주체가 되고 싶은데,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다.
2. 나는 현재의 삶을 만족할 수 있도록 나 자신과 인생을 사랑하며 살고 있나?
하루가 만족스러운 날도 있고, 아닌 날도 있는 것 같다. 굳이 따지자면 6:4 정도?
'나 오늘 진짜 열심히 살았다. 너무 뿌듯하다!' 하는 날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있는데, 그게 요즘엔 독서모임을 하는 시간인 것 같다.
분명 내 의지로 들어온 독서모임이지만, 책을 읽는 모든 시간이 즐거운 건 아니더라.
그래도 어떻게든 읽고 나서 모임을 가지면 '이번주도 해냈다!' 하는 자기 효능감 같은 게 생기는 것 같다.
그리고 '하루가 아까웠다' 싶은 날은 휴일에 집 밖에 안 나가고 늘어져있을 때?
가끔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날이 필요하긴 한데,
막상 쉬고 나면 뭔가 아깝다..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모든 날들이 결국 나를 구성하는 시간들이기 때문에, 나는 내 삶의 모든 날들을 사랑하려고 한다.
3-1.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
언어로 정제하기가 어렵지만, 마음이 평안하고 충만한 상태라고 생각.
그러나 이 감정은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찰나이고,
'행복하다'라고 느끼는 순간, '이게 행복인가?' 한번 더 곱씹으면서 변질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한 상태에 머물 수 없기에
그런 순간들이 평균보다 많은 날이라면 '오늘 행복했다'라고 느끼는 것 같다.
3-2. 행복, 혹은 쾌락의 양과 질은 측정할 수 있는 요소일까?
쾌락은 도파민 수치 같은 것으로 양 측정이 가능할 것 같은데, 질은 잘 모르겠다.
보통 마약이 인간의 쾌락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고 한다.
그때 한 번 피크를 찍으면, 그다음부턴 그것과 동일하거나 더 큰 자극이 아니면 쾌락을 느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마약을 한 번 접하는 순간, 우리가 평소에 느끼던 성취감이라던지
정신적, 육체적 쾌락을 모두 느낄 수 없게 신경이 망가져 오로지 마약으로만 쾌락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다른 쾌락을 방해하는 쾌락은 질이 나쁘다고 볼 수도 있지 않나 싶다.
3-3. 나는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하나?
네이버 웹툰 중 '커피우유신화'가 떠올랐다.
주인공의 철학이 독특한데, 자신의 삶이 질릴 때마다 조금씩 대단함을 더해 상승감을 느끼게 하며
죽기 직전에 인생의 정점에 달하면, 죽을 때까지 행복할 수 있다는 삶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행복감이 계단처럼 차근차근 높아지면 그 정점을 찍고 내려갈 일이 없기 때문에 영원히 행복할 수 있다는 이론인데,
공감이 가서 기억에 남아있다.
또 어딘가에서 '신이 인간을 망가뜨리는 방법은 어릴 때 손쉽게 성공을 쥐어주는 것이다.'라고 하더라.
이것도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그래서 가장 이상적으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삶을 천천히 발전시켜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자기계발이 인생에서 행복을 느끼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각한다.
4-1. '나의 죽음'을 생각하면 무슨 감정이 드는가?
인간은 모두 죽기에 필연적이지만, 아무도 그 뒤를 모르기에 알 수 없음으로 인한 막연한 공포?
죽은 사람의 시간만 멈춰있으니까 점점 세상에서 잊힐 것을 생각하면, 삶이 부질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잠을 자는 행위는 죽음을 연습하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이 났는데,
또 그렇게 생각하면 죽음에 대한 베타 테스트를 수 없이 해본 것이니까 위안이 되기도 한다.
4-2. 죽음이 없어진다면 인간의 삶은 완성될 수 없을까?
죽음은 삶에 대한 날 것 그대로의 '데드라인'이다.
그래서 삶의 끝이 없다면 대체로 더 나태해질 것 같다.
프로젝트가 마감 기한이 없으면 무한정 늘어지다가 흐지부지 되는 것처럼,
죽음이 있어야 삶이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도 끝이 있다는 걸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라도 느끼기 때문에,
좀 더 삶을 즐기려고 노력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5. 별점
4.5점
전반적으로 잘 읽히는 책이었다.
니체 관련 도서를 읽어보고 싶었지만 어려울 것 같아서 엄두가 안 났는데, 쉽게 풀어줘서 잘 읽을 수 있었다.
주제도 전반적으로 흥미로웠고, 라벨링이 잘 되어 있어서 관심있는 주제를 왔다 갔다 하며 볼 수 있어 좋았다.
남은 0.5점은 내가 40대가 되어 읽어봐야 채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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