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아래는 독서모임 <산책>을 통해 받은 질문과 당시 내가 답한 것을 정리한 것이다.
내용이 길어 2부는 '어색한 은자의 행복' 챕터 이후의 내용만 다룬다.
0. 인상 깊은 구절들
- "나티코, 혼돈은 자네를 뒤흔들지 모르겠지만 질서는 자네를 죽일 수 있다네."
- 저는 또다시 주먹을 너무 세게 쥐었던 것입니다. 세상이 마땅히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다 안다고 상상한 것이지요.
- '세상이 이렇게 했어야 한다'는 생각은 늘 저를 작고 어리석고 외롭게 만듭니다.
- 뭐든 다 알아야 한다는 압박을 조금 덜 느끼고, 삶을 있는 그대로 더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 남들의 시선에 유난히 민감했던 제가 이젠 날카로운 모욕 앞에서도 차분히 제 안의 목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목소리는 대답했습니다. '별일 아니야'라고요.
- 번뇌를 완전히 내려놓는 것은 적절한 목표가 아닙니다. 번뇌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것은 죽은 사람뿐입니다.
- 삶에서 가장 좋았던 일들은 거의 대부분 제 계획이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을 지시하고 예측하려 들수록 즐거움은 사라지고 더 괴로워집니다. 긴장할수록 지성의 일부가 사그라질 뿐이지요.
- 당신이 알아야 할 때 알아야 할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 짐은 어디 가지 않습니다. 언제든 원할 때 다시 집어 들면 됩니다.
- 우리 머리가 미래에 대해서 들려주는 내용은 실제의 미래가 아닙니다.
- 순간에 몰입할 줄 아는 사람은 닥치지도 않은 온갖 일에 대응할 방법을 궁리하면서, 혹시나 잘못될지도 모를 상황을 미리 숙고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열린 마음으로 현재에 충실히 대응합니다. 더 현명한 방법이지요.
- 어느 정도 삶을 미리 계획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것과 그 계획이 반드시 결실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지, 계획 자체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 이승에서 우리에게 분명한 것은 단 한 가지, 바로 삶이 언젠가는 끝난다는 점입니다.
- '우리는 고요함 속에서 배운다. 그래야 폭풍우가 닥쳤을 때도 기억한다.'
- 차분하고 평온한 장소에서 내 안의 고요를 만나다 보면 그보다 혼란스러운 일상에서도 좀 더 안정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 그 불안감은 제가 아는 한 가장 잔혹하면서도 가장 훌륭한 영적 스승이었습니다.
- '저 사람들은 거기 앉아서 시대를 초월한 지혜를 발산하는 사람을 기대하는데, 난 여전히 너무 불행하고 혼란스럽단 말이야.'
-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모든 게 일시적이지요. 참 나쁜 소식입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기도 합니다.
- 스님은 사랑 대신에 몰혐오라는 단어를 즐겨 썼습니다. 몰혐오는 따뜻함이 솟구치는 말은 아니지만 좀 더 현실적인 목표일 수 있습니다.
- 때로는 그 사실을 놓치거나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 중 대다수는 거의 언제나 이로운 존재가 되고 싶어 합니다.
- 하지만 비욘, 믿음이 밥 먹여주는 건 아니잖아요. 사람들은 아이들도 돌봐야 하고 식탁에 올릴 음식도 마련해야 해요.
- 알라신을 믿되 타고 갈 낙타는 묶어두라.
- 이분법적인 사고에 갇히면, 믿음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는 안됩니다. 절대로! 가령 소득신고를 할 땐 절대로 세상을 그냥 믿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 우리가 세상으로 내보내는 것은 결국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오지요.
- 저는 차차 제가 아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딱히 부정도 수용도 아니었습니다. 그런 분류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어떻게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자세를 선택했던 것입니다.
- 실질적인 도움이 점점 더 필요해질수록 더욱 분명 해지는 것도 있었습니다. 사람은 대부분 남을 도와주길 좋아하며, 기회가 생기면 선뜻 나서서 돕는다는 것이었습니다.
- 그러니까 육신은 말하자면 우리가 착용하는 우주복과 같은 겁니다.
- 그 오랜 세월을 함께해준 제 몸에게 고맙습니다. 그 고마움을 어떻게든 표하고 싶습니다.
- 우리는 늘 자기 자신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행동과 기억은 우리가 앉아 있는 목욕물과도 같습니다. 그 깨끗함은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 삶 속에서 결정을 내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할 때도 언젠가는 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것을 늘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 '만나는 사람마다 네가 모르는 전투를 치르고 있다. 친절해라, 그 어느 때라도.'
1. 삶에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통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통제 가능한 것 - 모델 한혜진씨가 했던 유명한 말이 떠올랐다.
'세상에는 내 의지로 바꿀수 있는 게 별로 없고, 사랑도 일도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몸을 만드는게 유일하게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거더라'는 말이다.
이 말처럼 세상에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고, 심지어 내 기분조차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도 나의 태도 정도는 스스로 통제가 가능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저것 생각이 밀려오는 걸 통제할 순 없지만, 그 순간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는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게 아닐까 싶다.
어쩔 수 없는 것 - 이전 직장에서 커리어에 굉장히 진심이신 그룹장님이 계셨는데,
술자리에서 "난 살면서 내 마음대로 안된 게 거의 없었는데, 자식만큼은 내 뜻대로 안 되더라"라고
하셨던 게 기억이 난다. 세상에 마음대로 안 되는 건 무궁무진하겠지만,
특히 가족이든 친구든 다른 사람의 인생에 관여하는 것이 내 인생을 컨트롤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건 당연한 것 같다.
2. 내면의 도덕적 나침반이 외부와 부딪힌다면?
책에서 내면의 도덕적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잘 아는 사람의 삶은 더 쉽고 자유롭다고 한다.
만약 나의 나침반이 외부와 부딪힌다면, 생명과 관련이 있을 경우엔 외부의 규율을 무시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도로 한복판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데 빨간불이라면? 교통 규칙을 어기더라도 그 사람을 인도로 데려오지 않을까?
그런데 타인의 도덕 나침반이 나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면, 상황에 따라 다를 것 같다.
화장실에 줄을 서있는데 급한 사람이 있다면?
나 혼자 줄을 서있다면 양보를 할 수 있지만, 내 뒤에도 다른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면
쉽게 양보를 결정할 수 없을 것이다.
3. 별점
5점
읽는 내내 마음이 편하고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일화나 농담 같은 게 있어서 소소하게 웃음이 나오는 부분도 있었고,
전체적으로 감동과 여운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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